경제

유럽 통신업계 ‘빅딜’ 러시: 글로벌 경쟁력 강화 or 독과점 심화?

Q승상 2025. 3. 15.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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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통신업계, 규제 장벽 속 메가 합병 추진

통신사 통합이 유럽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까?

유럽의 통신업계가 대대적인 재편을 맞이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미국과 중국 같은 글로벌 강자들과 경쟁하기 위해 업계 통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적극적으로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통신사 CEO들은 규제 당국에 5G, 인공지능(AI), 네트워크 인프라 개선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려면 합병 및 인수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유럽 통신 CEO들이 합병을 원하는 이유

시장 분열의 문제점

현재 유럽의 통신 시장은 국가별로 여러 사업자가 경쟁하는 파편화된 구조를 띠고 있다. 반면, 미국, 중국, 인도 같은 시장은 소수의 대형 통신사(대개 3개)가 지배하고 있어 보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텔레포니카(Telefonica) CEO 마르크 물트라(Marc Murtra)는 대규모 혁신을 위해 "규모의 경제가 필수"라고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유럽 전역에서 기술 혁신을 선도하려면 더 큰 규모의 기업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통합이 필수적입니다. 규제 당국이 합병을 승인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게 해야 합니다."*

한편, 오렌지(Orange) CEO 크리스텔 헤이데만(Christel Heydemann)은 최근 오렌지가 스페인에서 마스모빌(Masmovil)과 합병을 성사시켰지만, 더 광범위한 산업 변화에는 여전히 규제 장벽이 크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교훈

미국, 중국, 인도 등의 규제 당국은 시장 내 통신사업자 수를 제한하면서 산업의 집중화를 허용해왔다. 그 결과, 현재 각국의 주요 사업자는 다음과 같다.

  • 미국: Verizon, AT&T, T-Mobile (독일 도이치 텔레콤이 대주주)
  • 중국: 차이나 모바일, 차이나 유니콤, 차이나 텔레콤
  • 인도: 릴라이언스 지오, 바르티 에어텔, 보다폰 아이디어

도이치 텔레콤(Deutsche Telekom) CEO 팀 회트게스(Tim Höttges)는 유럽도 이와 같은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경쟁 정책 개혁입니다. 소비자 요금을 인상할 수도 없고, 빅테크 기업에 직접적인 수수료를 부과할 수도 없다면, 결국 규모의 확장이 필수적입니다."*


유럽 통신업계의 걸림돌: 규제, 경쟁, 그리고 투자 문제

강력한 규제 장벽

통신사들의 지속적인 로비에도 불구하고, 유럽 규제 당국은 여전히 대형 합병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중요한 이유는 경쟁 제한 및 소비자 요금 인상 가능성 때문이다. 정책 입안자들은 지금까지 경쟁이 많을수록 가격이 낮아지고, 혁신이 촉진된다는 원칙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규제 완화 신호도 보이고 있다.
유럽연합(EU)이 발표한 "경쟁력 나침반(Competitiveness Compass)"에서는, 다음과 같은 요소를 기반으로 합병 기준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 투자 강도
  • 혁신 가능성
  • 경제 회복력

또한, 마리오 드라기(Mario Draghi)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작성한 산업 전략 보고서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대대적인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이 강조됐다.

투자와 수익성 간의 딜레마

유럽 통신사들은 AI, 클라우드 컴퓨팅, 5G 네트워크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만 수익성 개선이 미흡한 상황이다.
빅테크 기업들은 구독 모델, 데이터 수익화, 광고 등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통신사들은 여전히 음성 및 데이터 요금제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대해 회트게스 CEO를 비롯한 업계 수장들은 "기업 간 합병을 허용하면 대규모 인프라 비용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신기술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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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통신산업의 미래: 앞으로의 전망은?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몇 년간 유럽 주요 시장에서 대규모 합병과 인수(M&A)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네트워크 분석 기업 우클라(Ookla)의 애널리스트 루크 키호(Luke Kehoe)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유럽의 분위기는 점차 더 통합적인 통신 시장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남은 문제는 ‘합병이 일어날까?’가 아니라 ‘언제 일어날까?’입니다."*

하지만 유럽 전역을 아우르는 초대형 크로스보더(Cross-border) 합병은 여전히 정치적 반대와 규제 불확실성 등의 변수로 인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규제 당국은 어떤 결정을 내릴까?

유럽 통신사 CEO들은 꾸준히 규제 완화 및 합병 허용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최종 결정권은 결국 규제 당국에 달려 있다.

유럽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고 통신 혁신을 선도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할 것인가, 아니면 현재의 경쟁 구조를 유지할 것인가?

앞으로 몇 년은 유럽 통신산업의 향방을 결정할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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